어느날 문득

타향살이 "아픈 사람은 서글프다."

ㅇㅔ ㄷㅡ 2008. 11. 27. 12:13
 타향살이가 5년이 넘어가는데, 아프면 서럽다는 얘기가 정말 실감나는게 요즘입니다.
그나마 팀에서 막내로 지냈던 2005, 2006, 2007년에는 그럭저럭 아프면 걱정도 많이들 해주시고... 나름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지냈습니다만... 요즘은 그렇지를 못하네요.

 팀장님이 산행을 좋아하셔서 갑자기 야간 산행을 가게 되었는데, 앉아서만 지내던 사람들을 데리고는 "애들 반 죽여버려야지 흐흐흐~"라고 하시면서 설악산 대청봉으로 끌고 가셨습니다. 뭐... 새벽에 설악산에 오르다가 제가 왼쪽 발을 심하게 다쳐서 대청봉 등정은 좌절되었죠. 근데 제가 다쳐서 산을 내려갈때부터 계속 옆에서 "오늘 같이 맑은 날씨는 드문데", "난 예전에 너 만큼 다쳤어도 그냥 올라갔다."라고 하시더군요. ㅡ.ㅡ

 다친지 6주가 지났습니다. 인대가 많이 상해서 5주 정도는 깁스를 하고 양쪽에 목발을 짚고 다녔구요. 지금은 한쪽만 목발을 짚고 다니고 있습니다. 토요일에 다치고 월요일에 출근을 했구요. 휴가도 늦게 챙겨주셔서 목요일부터 쉬었습니다. 그나마 목, 금 이틀밖에 못 쉬었습니다. 에휴~
여행자 보험을 들어서 치료비는 보험 처리가 되었으니 여행자보험에 가입을 하도록한 팀장님께 감사들야 할까요?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밖에(토요일 빼고요) 병원에 갈 수 없는 근무환경 때문인지 제 몸이 약해서인지 아직까지 염증이 없어지지 않고 있는데, 이젠 주변 사람들까지 왜 이렇게 오래 아픈거냐고 하네요. 제가 이상한걸까요??

 월급도 밀리고 있어서인지 짜증이 마구마구 밀려옵니다. 내년도 연봉은 동결 내지는 깍일거라는 소문이 무성하고 구조조정이 심하게 있을거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일로 인해서 타향살이는 힘들기만 하군요.

이번 산행에서 가장 고마운 분들이라면 하산하는 길에 저를 업어서 내려가주신 119 구조대원분들입니다. 세분이서 올라오셔서 길이 험하지 않은부분은 부축하고, 길이 험하면 업어서 내려가주신 119구조대원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한껏 고생하시고도 출동 시간이 지연되어 죄송하다시며 따듯한 물한잔 건네주시던 구조대원님께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속초소방서 소속이셨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날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나이였습니다.